리뷰: 프로젝트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
작년 졸트 어워드를 받은 “Adrenaline Junkies and Template Zombies”의 번역이다. 역자는 Joel on Software, 초난감 기업의 조건 등등을 번역한 박재호 님과 이해영 님.
책 제목이 참 괜찮게 한글화 된 듯하다. 그래서 산거지만.
일단 86 가지의 “팀 (행동) 유형”에 관해서 4 명의 저자들이 (어떻게 보면 굉장히) 가볍게 다룬다. 각 항목마다,
- 항목의 제목(과 그에 해당하는 원본 책의 제목)
- 그에 해당하는 사진 혹은 그림
- 수 단어 ~ 수 줄 수준의 간단한 어구 인용, 혹은 내용 요약
- 본 내용 1~3 페이지 정도.
의 형식으로 다룬다. 덕분에 지하철 2정거장 이동 –> (환승) –> 3정거장 이동인 출/퇴근 길에 끊기는 느낌없이 참 편안히 볼 수 있었다.
인상 깊은 항목이거나, 내가 재밌게 본 항목을 몇 개 인용해보겠다.
7번째 항목 내일(Mãnana)에서는 “막연한 내일”의 문제를 다룬다. “일을 끝내기 위한 긴박감을 느끼는 기간은 약 30일에서 90일”인데, 이에 해당하는 기간이 아니라 막연한 마감시한인 경우(저보다 긴 데드라인), 긴박감을 느낄 수 없다는 문제. 그래서 이걸 잘게 나눠서, 각 기간마다 결과물(프로토타입, 특정 기능집합 …)을 내놓게 해야한다고 설명한다.
이런 식으로 각 문제, 혹은 현상(?)을 가볍게 다루면서 86개의 항목이 나온다. 안 지루하고, 프로젝트 문제점을 지적하는 여러 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통찰력도 주는 느낌이고, 쪼개보기 좋아서 편하게 봤다.
유쾌하게 봤던 항목을 몇 개 꼽자면,
- 16, 대시보드 – 일종의 정보 방열판. 다만 정보과잉은 피할 것.
- 60, 음식++ – 팀원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라. 심지어 음식을 만들어먹어라!1
- 67, 십자 나사 – 좋은 아이디어라고 빨리 퍼지는 건 아니다. 이건 회사들어가기 전에 품었던 생각 중 일부를 실제로 실현하는데 걸린 시간을 생각하면 Orz
- 70, 브라운 운동 – 방향성을 응집성 있게 세우는 건 중요하다. 특히 초기에. C++은 한 명이 만들었다. linux도, python도, … 위원회가 만든 ada의 현재 운명은…(하략)
- 80, 해외 개발팀 함정 – L? 전자에서 일하던 친구 A군의 증언이랑 비교해서 생각하니, “이렇게 멍청하게 하는게 정말 실제 사례군"이란 느낌을 받았다
정도? 사실 나머지도 다 유쾌함; 실제 상황이라면 무진장 괴롭겠지만…
예전에 “초난감 기업의 조건”을 읽었을 때 느꼈던, “그래서 어쩌라고?”하는 느낌도 좀 덜해서 – 각 현상의 냄새에 관한 언급이 적절히 끼어들어가 있다 – 어느 정도 추천할만한 책인듯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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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“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"을 제작하던 때에, 돌아가면서 음식을 만들었다는데, 감독 자신도 국수를 만들어 내놨다고 한다;;;; 근데 책에는 센과 히치로라고 오타가 있다. 흑흑 ↩︎