다른 회사로 옮깁니다
이번 달 말까지만 현재 회사에 출근하고, 아마도 다음 달 부터는 다른 회사로 출근할 예정. 현재는 휴가 소진 중. 대략 그 동안 첫째랑 태어난지 얼마 안된 둘째 돌보고, 운전 면허도 따고 하려는 중.
옮기게 된 계기는 회사에서 짜증났던 것들이 최근의 몇 가지 일로 임계점을 지난 것. 회사에서 필요한 걸 안해주면, 내 돈으로라도 떼운단 생각이었는데, 그게 허용되는 일이 아니더라. 자비로 모니터 2대, 메모리 16GiB 증설, 키보드/마우스 구입해서 썼는데, 이걸 사용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규정으로 문제삼자 제대로 폭발했음 -_-.
옮기는 이유는 재밌어 보이는, 내가 하고 싶었던 환경의 프로젝트가 있어서. 빡쳐서 일이고 뭐고 손에 안잡히는 상태에서, 2월 초에 제안 받은 자리 중 한 가지가 매우 재밌어 보여서, 이쪽과 채용 절차를 얘기하고 3월 초에 절차를 밟고, (아마도) 퇴사 후에 여기로 출근하게 될 듯 하다.
뭐 그래도 부연하자면, 엔씨소프트는 괜찮은 회사다. 생각나는 점만 적어보자면,
- 한국 내에서 소프트웨어로 외부 (특히 정부) 도움 없이, 수익을 내는 소수의 회사 중 하나다.
- 경험하게 될 상사 대부분이 개발자이며, 엔지니어 출신이거나 해당 분야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
- 팀이나 본부 수준의 역할과 책임도 잘 구분된 편이라 실무자와 얘기하기도 좋다고 생각한다
- 별도 QA가 개발 과정의 일부인, 그리고 별도 조직이 있는 몇 안되는 한국 회사다
- 연봉 수준도 나쁘지 않은 듯 하다 (아마?)
- 엔지니어 경력 트리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
- 개발자 장비도 “쓸만한 수준"으로는 사준다. (hw, sw)
- 가족을 포함한 실비 의보라거나 어린이집이라거나 복지비 같은 것도 좋다
물론 맘에 안드는 점도 있다:
- 쓸만한 장비를 사주긴 하지만, 교체 주기가 길다; 사주는 장비가 아주 좋은(good enough) 편은 아니다.1
- 이해 안가는 일부 보안 규정들 – 모니터에 달린 USB 허브는 막아서 뭐하게?
- 인사 제도가 이상함. 왜 형식적인 `개인별’ KPI 같은데 신경쓰고, 승진하기 위해 교육 횟수에 관심을 둬야하나
- 1년 간의 동종 업계 이직 금지 규정에 서명해야 한다; 사직서 쓸 때까진 몰랐지만, 내가 동의한 보안 관련 문서에 해당 규정이 있다 + 사직서에도 해당 규정이 있다. 실제로 적용할리는 아마 없겠지만, 찜찜한 것은 찜찜한 것.
여하튼 종합해서 생각하면 나쁜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,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한국 내에서 선택할만 한, 소수의 회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.
다만, 내 경우엔
“엔씨소프트의 장점 – 단점 < 다른 회사의 재밌는 프로젝트”
라서 이직하는 것일 뿐.
옮기게 되면 게임이 아니라고 하기도, 게임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것을 만지게 될 것 같지만 이거에 대해 얘기하는 건 몇 달(년?) 뒤일듯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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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를 들어 내가 빌드 머신 CPU로 사용했던 것(x5560)을 근처의 E모사는 개발자 개인 머신 CPU로 주더라. ↩︎